기획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자, 구상했던 아이디어와 컨셉 아트가 게임 속에서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 플레이어 고양이의 점프 판정을 개선하였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오랜만에 다시 데모 셔터냥을 플레이를 해보니, 점프 판정이 달라져서 플레이하기 힘들었습니다.
개발과 동시에 온라인 행사인 Steam 게임 대축제, BIGS 2020 그리고 2020 인디크래프트에 참여하였습니다. 온라인인 만큼 개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좋았습니다.
작년 Steam 게임 대축제... 망했습니다. 생방송을 한다고 안내를 했는데, 어째서인지 Steam에서 방송이 되지 않았습니다. 스팀 커뮤니티 허브에도 생방송 안내를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샘이 되어버린 것이죠. 하루 종일 생방송 시도만 하다가, 약속한 생방송을 하지 못하고 허무하게 퇴근을 했습니다.... 다음날 소통 시간에는 한국 유저 몇 분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도 씁쓸한 기억이 있는 축제네요.
BIGS 2020는 편한 온라인 행사였습니다. 당시 BIGS 2020 사이트에 들어가면, 사이트에서 저희 셔터냥 데모 스팀 페이지로 사이트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확실히 행사를 시작한 이후로 피드백을 주는 플레이어가 많이 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피드백이 많이 늘어난다는 것 이외에는 플레이어와 직접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에 또 BIGS가 열린다면, 플레이어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채팅창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인디크래크프는 위 두 개의 행사와 비교하자면, 정말 독특한 온라인 행사였습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합친 느낌이었죠. 가상 축제 장소 안에서 플레이어가 게임을 구경하고 개발자와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다른 개발자와도 교류를 할 수 있었고요. 약간 피곤했던 점은 온라인인데도 오프라인 행사처럼 계속 부스에 있어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디크래프트 게임 소개 행사 MC 중 한 명인 ‘G식백과’ 김성회님이 ‘셔터~냐앙~!’을 외치면서 떠났는데, 가끔 그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작년 3분기와 4분기 정도에 게임 관련 정부 지원 사업을 신청했었습니다.
...그리고 전부 탈락했습니다. 사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출시 일정이 계속 미루어지기에 투자에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
지금까지 셔터냥은 출시가 3번 밀렸습니다. 처음에는 20년 2분기, 다음에는 20년 4분기, 현재는 21년 3월 1일. 게임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사업적으로는 매우 좋지 못한 선택을 한 것이었죠.
더욱이 저희 팀에는 셔터냥 개발 이전에 게임을 만들어본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게임 한번 만들어볼까?’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팀을 꾸려서 만든 첫 작품이 바로 셔터냥이죠. 그렇기에 출시까지의 전체적인 계획을 짜는 능력은 전무했습니다. 지금도 셔터냥을 통해서 경험으로 배우고 있는 게 전부입니다.
하여튼 작년 4분기에는 절망적이었습니다. 정부 지원 사업은 떨어졌고, 출시 약속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게임을 완성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팀원들과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포커스 모드’라는 제도를 만들고 도입했습니다.
포커스 모드란?
- 강압적인 크런치 모드 대신 도입한 자율적인 모드
- 팀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서 게임 완성에 최대한 기여
- 일정 기간 내에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주 단위의 작은 목표를 세워서 최종 목표 달성
- 기간 중간에 목표량을 얼마나 이루었는지 확인 및 재점검
- 목표를 달성할 경우 보상이 존재. 보상은 팀원과 상의해서 정함
팀원들의 주 단위 작은 목표는 대략 다음과 같았습니다.
- 일주일에 일정 시간 이상 일하기
- 주말 중 하루 출근하기
- 다음과 같은 업무를 완료하기. (예시: 챕터3에 나오는 보스 기능 제작하기)
그리고 보상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휴가 5일 + 개인 장비(예시: 노트북) 업그레이드 지원
저희는 이 ‘포커스 모드’를 작년 10월 12일부터 11월 30일까지 진행하였습니다. 이후에 개인적으로 더 진행한 팀원도 있고요. 처음으로 해본 포커스 모드에 관한 제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율적 목표 두기와 보상은 동기 부여로 좋다.
- 자율적 목표 중 일부는 다른 팀원이 평가하기 힘들거나 불가능하다.
-> 지나치게 개인적이거나 추상적인 목표는 배제하도록 한다.
- 시간을 투자한다고 무조건 개발 효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 협업이 필수이기에 몇몇 팀원은 애초에 이룰 수 없는 목표가 있다.
-> 기획이 바뀌면서 기존에 만든 것을 다시 만들어야 할 경우, 기간 내에 목표 달성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다듬어야 할 점이 많이 보이기는 했지만, 포커스 모드 기간 동안 업무 효율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실제로 데모에 등장하는 보스를 제외한 모든 보스는 이 포커스 모드를 하는 동안에 만들었습니다.
포커스 모드 기간 동안 보스를 완성하니까 이제 개발이 끝나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둘째 주 기준으로, 마침내 셔터냥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만들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는 다음에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 2월 17일 셔터냥 근황
현재 UI를 점검하고 레벨 디자인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또 엔딩별로 달라지는 타이틀 화면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심의는 2월 8일에 접수하고 현재 진행 중인데 언제 끝날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끝까지 파이팅해서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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