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프로젝트인 셔터냥 개발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개발 시작 후 2주 만에 게임다운 형태를 갖추었습니다.
초기에는 전체적인 분위기와 고양이의 모습이 현재와 달랐습니다. 고양이의 얼굴은 현재보다 홀쭉했고, 지형은 모두 검은색이었습니다. 팀원들 사이에서는 먼저 덜 귀여운 고양이의 디자인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고양이의 귀여움이 올라가자 팀원 모두가 만족하였습니다. 이후로는 사물 배경 디자인을 수정했습니다. 초기 발판 컨셉은 구름이었습니다. 고양이가 구름 발판을 밟고 올라가서 클리어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초기에 만들었던 ‘고양고양 레볼루션’과 비슷한 컨셉이었죠.
물론 이러한 과거의 모습은 현재의 셔터냥과는 사뭇 다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모양새만 달라졌을 뿐, 셔터냥의 진행방식은 과거와 현재가 같습니다. 셔터냥 게임의 진행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 맵 어딘가에 있는 힌트로 촬영해야 할 물건을 확인한다.
- 힌트를 기반으로 물건을 찾아 촬영한다.
- 액자에 가져온 물건을 등록시킨다.
아래 그림이 초기 셔터냥의 스크린샷입니다. 작은 액자에 특정 물건을 찍은 사진을 넣어야 했었죠.
현재의 셔터냥은 커다란 액자 한 개에 여러 개의 물건을 등록시켜야 합니다.
물건을 찍어오기 위한 사진기 역시 예전과는 기능이 달라졌습니다. 초기의 셔터냥에서 사진기에는 촬영 외에도 사물의 기능을 멈추게 하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왼쪽 마우스 버튼(사진기 조준)을 누른 상태에서 짧게 마우스 오른쪽을 누르면 앵글 안에 있는 사물이 잠시 멈추었습니다. 길게 오른쪽 버튼을 눌러야 사진이 찍혔었습니다. 이를 이용해서 장애물을 통과하고 사진을 찍으러 가야 했습니다.
사진기로 멈출 수 있는 대표적인 물체가 바로 구름이었습니다. 구름을 찍으면 구름 내부에 있는 눈이 감겼고, 물방울이 떨어지지 않았죠. 마치 눈물을 멈추는 것처럼 말입니다.
현재의 셔터냥에서 사진기의 기능은 오직 촬영밖에 없습니다. 사진기에 찍힌 물건을 이용해서 길을 만들어가는 방식입니다. 아래 스크린샷을 보시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현재 셔터냥 첫 번째 미션의 튜토리얼입니다.
현재와 과거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맵의 분위기입니다. 초기 셔터냥의 맵 컨셉은 현재처럼 명확하지는 않았습니다. 물건은 아무 이유 없이 허공에 붕 떠 있었습니다. 발판은 미적인 요소와는 상관없이 그저 맵 구성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셔터냥의 전체적인 모양새가 완성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가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를 할 수 있었던 계기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신청 입주기업 신청 사업 덕분이었습니다. 2018년도 말에 저희 팀이 입주기업 신청 사업을 신청해서 면접까지 봤었습니다. 당시에 만들었던 셔터냥 예고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셔터냥 경기콘텐츠진흥원 예고편 -
아쉽게도 입주기업 신청의 최종 선정에서는 떨어졌지만, 당시에 들었던 심사위원의 조언이 현재의 셔터냥이 만들어지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서 써보자면, 면접에서 나왔던 조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아이디어는 재미있으나, 이 게임이 어떠한 장르인지 명확하지 않다.
- 게임 내에 기능이 많다. 구현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 같은데,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지 명확하게 하고 필요한 것만 구현해야 할 것 같다.
- 스토리나 분위기에 조금 더 신경 썼으면 한다.
이러한 조언을 받아, 팀원들과 회의를 하고 작업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의 셔터냥이 만들어졌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바뀌는 셔터냥의 모습과 MWU 2019 준비과정에 관해서 쓰겠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다음 이야기도 궁금해지네요.